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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설교요약

예수님의 장소들(7) 『가이사랴 빌립보 – 죽음을 말씀하시다』 (마가복음 8장 27~32절) 2026.2.22

손창숙 0 58

예수님의 장소들(7)  『가이사랴 빌립보 – 죽음을 말씀하시다』

(마가복음 8장 27~32절)

 가이사랴 빌립보는 갈릴리 호수에서 북쪽으로 약 40km 떨어진, 헐몬산 기슭에 위치한 지역입니다. 2,000m가 넘는 헐몬산의 눈 녹은 물이 요단강의 중요한 발원지가 되어, 이 일대는 물이 풍부하고 초원이 형성된 풍요의 땅이었습니다.

 이 지역의 이름인 “가이사랴”는 로마 황제를 뜻합니다.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옥타비아누스)는 “신의 아들”이라 불렸고, 헤롯 대왕은 그에게 충성을 보이기 위해 이곳에 황제 신전을 세웠습니다. 이후 분봉왕 빌립이 자신의 이름을 붙여 “빌립의 가이사랴”라 불렀습니다.

 이곳에는 황제 숭배뿐 아니라 헬라 신화의 판 신을 섬기는 신전도 있었습니다. 판은 목동과 가축, 자연과 다산을 상징하는 신이었습니다. 샘이 솟고 풍요가 넘치는 이 땅은 정치 권력과 경제적 번영, 우상 숭배가 결합된 상징적 공간이었습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물으십니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 하느냐?” 제자들은 엘리야, 세례 요한, 선지자 중 하나라고 답합니다. 모두 존귀한 평가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다시 묻습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베드로가 대답합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이 고백은 단순한 신앙 표현이 아닙니다. 황제가 “신의 아들”이라 불리던 그곳에서, 참된 하나님의 아들이 예수님이심을 선언한 것입니다. 구원은 황제나 군사력, 경제력, 욕망을 채워 주는 우상에게 있지 않고, 오직 그리스도께 있다는 믿음의 고백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 고백을 기뻐하시며, 이 고백 위에 교회를 세우고 어떤 음부의 권세도 이기지 못할 것이라 하셨습니다. 우상과 권력의 상징 앞에서 복음의 승리를 선포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곧 자신의 고난과 죽음을 말씀하십니다. 버림받고 죽임을 당한 뒤 사흘 만에 살아날 것이라 하시자, 베드로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항변합니다. 그때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사탄아 물러가라.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구나.”

 베드로의 고백은 옳았지만, 그는 아직 십자가의 길을 몰랐습니다. 그는 능력의 메시아를 기대했지만, 하나님은 고난으로 구원을 이루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우리에게도 초대하십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자기를 부인한다는 것은 내 생각과 방식, 하나님을 내 기준에 맞추려는 교만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황제는 우리를 위해 죽지 않습니다. 우상은 욕망만 약속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아들은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로 생명을 주셨습니다.

 사순절은 단지 “예수님은 주님이십니다”라고 고백하는 절기가 아니라, 그 십자가의 길을 따르겠다고 결단하는 시간입니다. 화려한 성공보다, 즉각적인 만족보다, 십자가 안에 있는 하나님의 생명과 승리를 믿고 “주님, 제 뜻을 내려놓고 주님의 길을 따르겠습니다”라고 응답하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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